[앵커] 네, 현재 많은 분들이 정민 씨를 애도하고 또 수사 결과를 주시하고 있는 상황인데요. 고 손정민 씨 아버지인 손 현 씨가 오늘 어려운 걸음을 해주셨습니다. 아버님 어서오십시오. 참 어려운 인터뷰인데요, 마침 어제가 어버이날이어서 부모님 걱정하고 있는 분들이 참 많았습니다. 어떻게 추스르고 계십니까.
[고 손정민 씨 아버지 손 현] 날씨에 따라 오락가락하기도 하고 하루 기분도 좀 왔다갔다 하는데. 오늘 같은 경우는 스튜디오를 올 때 날씨가 너무 화창하고 제일 좋은 5월이라. 우리 아들이 이런 좋은 날씨를 즐기지 못하고 스물 둘의 한창인 나이에 이걸 못 보는구나. 우리는 스무살 때 좋은 일도 많았고 마음껏 즐겼는데 얘가 이걸 못 즐긴다고 생각하니까 가슴이 아프더라고요.
[앵커] 네, 장례 기간 많은 분들이 자기 일처럼 아파하셨고 의혹이 남지 않게 해야 된다 관심을 가져주셨어요. 앞서도 리포트에서 시민들께서 휴대전화 찾으러 가신 거 보셨는데, 많은 생각이 드셨을 거 같은데 어떻습니까.
[고 손정민 씨 아버지 손 현] 장례기간 전부터 정민이 찾는 현수막 붙일 때부터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셔서 솔직히 정민이 빨리 찾을 수 있었고요. 안 그랬으면 사실 아직 한강을 떠다닐지 뭐 서해에 나갔을지도 모르는 상황인데 모든 것들이 그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셔서 그나마 여기까지 왔다고 생각을 하거든요. 제가 힘든지 아닌지 사실 솔직히 저는 힘든 걸 느끼진 않거든요. 근데 그분들을 생각하면 나는 정신을 바짝 차려야지, 그런 생각을 할 수밖에 없게 도와주시는 그런 분들에게 너무 감사드리고 있습니다.
[앵커] 지금 굉장히 많은 분들이 의문을 공유하고 있는 상황입니다. 저희도 확실한 증언이나 물증을 확보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최대한 객관적으로 여쭤보고 또 듣도록 하겠습니다.
어떤 부분이 가장 불안하세요.
[고 손정민 씨 아버지 손 현] 말씀대로 증거가 없고 정황만 있다 보니까 여러가지 제가 느낄 때는 이상한 점들이 많은데, 이게 어떤 증거가 있는 게 아니거든요. 그러다보니 정말 경찰서 형사님들도 열심히 조사를 했는데 정말 '물에 들어간 건 맞지만 왜 들어갔는지 밝힐 수 없다' 그거는 모두가 원하지 않는 대답일 거 같거든요. 경찰서에서도 원하지 않을 거고 저도 당연히 평생을 그러면 궁금증을 갖고 살아야 되니까. 다만 의혹을 해결하는 게 첫 번째이고, 정말 누가 관여했다면 그걸 명확히 밝혀서 그 책임을 지게 하는 것. 그게 원하는 건데 그렇게 갈 수 있을지, 그게 굉장히 불안해요. 그렇게 될지 안 될지가.
[앵커] 의문점이 남을까봐.
[고 손정민 씨 아버지 손 현] 맞습니다.
[앵커] 그 결과가 가장 두려우신 것 같아요. 지금 저희 언론에서는 중간 수사 결과를 알 수 없는 부분이 있고요. 어떻게 유족들에게는 경찰 측에서 입장을 전달받거나 하신 부분이 있습니까?
[고 손정민 씨 아버지 손 현] 저희를 전담해주시는 분이 있어서 물어보면 해결도 해주시고 중간 과정을 말씀을 해주시지만, 말씀대로 수사 과정 중인 것이기 때문에, 저한테 얘기했다가 제가 또 이렇게 누설할 수도 있으니까, 막연한 기대죠.
[앵커] 이번 사건에 대해서 많은 분들이 굉장히 공감하셨던 이유 중 하나가 정민 씨뿐 아니라 성인 실종자들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. 그런데 아무 권한이 없는 민간인들이 가족이 실종됐을 때 직접 찾아 헤매셨어야 됐잖아요. 그 부분을 직접 겪어보시면서 어떤 생각이 드셨나요?
[고 손정민 씨 아버지 손 현] 초기에 너무 당황했던 건 이렇게 한강에 CCTV가 없었나. 영화와 실제가 이렇게 다른가. 뭐, 일목요연하게 보는 건 고사하더라도 좀 쉽게 컨택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어디있는지 파악하기도 어렵고 하나 보는 것도 어렵고. 그리고 기관도 다르고.
더 아쉬운 거는, 키웠던 우리가 보면 빨리 찾을 수 있는 것을, 생판 모르는 분들이 조그마한 사진을 보고 찾을 수 있을까. 그거를 막연히 기대하는 건 너무 무모해 보였고. 3일 정도 지났을 때 할 수 있는 걸 다 하고 나서 할 수 있는 건 정말 전단지하고 현수막밖에 없었거든요.
[앵커] 네. 아픈 질문 자꾸 드리게 되는데요. 지금 수사가 더 진행돼야 밝혀질 것들이 많습니다만 아버님께서 가장 의문점 갖고 있는 부분은 어딜까요?
[고 손정민 씨 아버지 손 현] 사실만으로 얘기했을 때, 의혹이야 뭐 그냥 푼다고 치고. 뭐 우리 아들을 불러내서 술을 먹었다든지, 아니면 3시 반에 전화해서 데리고 갈 수 있는데 안 데려 간점, 아니면 마지막에 핸드폰이 바뀌거나 또 찾으러 올 때도 전화 안 한 점 그런 가장 기본적인 의혹이 있는데 만약 그거 빼놓고 아무것도 없다고 한다면 최소한 우리 아들을 찾는 노력을 했어야 했는데 찾을 때까지 노력을 하지 않은 점이 이상하고요.
[앵커] 지금 아버님께서 상당히 추스르기가 어려우신 상황입니다. 누가 봐도. 그런데 이렇게 어려운 인터뷰에 그래도 응하고 계시는 이유가 있으시죠?
[고 손정민 씨 아버지 손 현] 우선은 제가 아직 하고 싶은 게 남았거든요. 정민이가 왜 들어갔는지 밝혀야 되는 게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거기에 도움이 되는 것들은 어떻든지 하려고 하는게 첫 번째 있고, 개인적으로. 두 번째로는 너무나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줬기 때문에 저는 거기에 대한 도리가 있거든요.
일단 아들이 돌아오지 않는 건 어쩔 수 없는 건데 이왕 그랬을 때 아들의 어떤 희생이 가치가 있어야 하는데, 하다못해 CCTV가 늘어나든, 한강에서 음주를 자제하든, 뭔가 좀 좋은 방향이 나와서 똑같은 사례는 안 생겨야 된다, 그래야 그나마 정민이의 희생이 가치가 있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.
[앵커] 저희가 아버님과 정민 씨가 찍은 사진을 미리 주셔서 받아 봤는데요. 제작진들도 보면서 참 마음이 많이 아팠습니다. 어떤 아들이었을지 사진만 봐도 상상이 되는데요. 참, 어떤 아들이었을까요, 아버님께는.
[고 손정민 씨 아버지 손 현] 몇 번 말씀을 드렸지만 저는 그 촉감. 아들이 어릴 떄는 안거나 업었을 때, 그리고 빰끼리 부비댔을 때 그 촉감이 가장 좋았고. 이제 성인이 되면 사실 남자로서는 싫어하잖아요. 아빠가 막 강제로 할 때도 있는데 아빠를 이해해서 포옹을 해도 약간 거리를 두지만 이렇게 안아줬거든요. 언제부턴가는 아빠를 이해하는 아들로 성숙이 됐을 때는 아빠의 마음을 이해하고 그냥 받아줬거든요. 다 큰 아들이 아빠가 뺨을 부비댄다고 좋아하진 않을 텐데, 아빠를 이해하는 걸로 바뀌어 가면서 얘가 이제 나를 이해하는구나, 성인이 돼가는구나, 좀 더 나이가 먹으면 더 많은 대화가 되겠구나 했는데, 그게 가장 좀 안타까웠고요. 우리는 충분히 성장을 하면서 많은 걸 공감했기 때문에 형제 같기도 하고 참 좋았는데, 그게 이런 식으로 끝을 맺게 될 줄은 몰랐죠.
[앵커] 오늘 손정민 씨 아버님 모시고 좀 어려운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. 다시 한 번 이 자리에 나와 주셔서 감사드리겠습니다. 고맙습니다.